used here only for therapeutic and/or educational purposes

수련-정호승

 

물은 꽃의 눈물인가

꽃은 물의 눈물인가

물은 꽃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눈물은 인간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글쓰기문학치료: 내마음을 만지다

 

일시: 8/23-9/13 매주 목요일 저녁 7:30-9:30

장소: 여의도 성천아카데미 강의장

 

강의소개:

최고의 독서는 한 사람의 인생사를 경청하는 것이라 했다. 오늘도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를 살면서 나는 얼마나 로서 살았을까? 업무를 위한 독서는 열심히 하면서 나는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진심으로 나를 읽어준 적이 얼마나 있을까? [글쓰기문학치료-내 마음을 만지다]는 닫혀있는 내 마음 갈피를 펼쳐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어떤 비난이나 질책 없이 존중하고 공감하고 경청해주는 친절한 자기관찰시간이 되도록 마련되었다.

 

이론 강의에 그치지 않고 시, 영화, 등 다양한 문학매체를 활용하여 업무스트레스, 관계의 고통, 불안, 분노, 수치심, 외로움, 낮은 자존감 등 감정적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여러 저널(글쓰기)기법을 소개하고 실습을 통해 체험한다. 치료적 글쓰기는 남과 소통하기 위한 잘 쓰는 글이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과 소통하기 위한글쓰기이므로 맞춤법, 문법, 글씨체, 글의 주제 등 어떤 규칙과 판단, 비난과 검열에서 자유로운 글쓰기이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 뿐 아니라 글로 씀으로써 말에 물리적인 실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면의 감정을 글로 써서 외적으로 표현할 때,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다시 내적 자기로 돌아가게 되고 처음으로 진실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강좌를 통해 내 마음을 만나고 표현하고 경청해주면서 정서적 통찰과 치유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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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3 7:30-9:30) 왜 나는 아프다고 말하지 못할까?

-왜 치유를 이야기 하는가: 불편한 진실(대물림)과 친절한 자기관찰

 

2(8/30) 내 안의 시인(목소리)을 찾아주는 문학치료

-문학의 치유적 힘: 삶 속에서 문학을 새롭게 바라보는 7가지 시선

 

3(9/6) “이 연필 속에 말들이 웅크리고 숨어있다.”

-왜 감정표현글쓰기인가?: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문학치료

 

4(9/13) 내 마음을 만지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관계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위한 글쓰기/ 어둠에서 빛을 보기

 

준비물: 매시간 강의 후에 간단히 글쓰기문학치료 체험실습을 합니다.

줄쳐지지 않은 대학노트 크기의 공책 혹은 스케치북, 그리고 12가지 사인펜 하나 준비해주십시오.

 

자세한 문의는 journaltherapy@hanmail.net로 해주십시오.

 

 

 

待人春風 持己秋霜(대인춘풍 지기추상) - 채근담(菜根譚)

 

 

타인을 대(대접)할 때는 춘풍, 봄바람처럼 따스하고 부드럽게 하고

자기한테는 추상, 가을 서릿발처럼 매섭고 엄함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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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문득.... 자기 자신의 부족함과 실패, 실수도 따뜻하게 부드러운 눈길로 받아주는 것도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무책임하거나 불성실하거나 함부로 행동하라는 뜻은 아니므로. 

최선다해도 실수할 수 있음을 알고 그럴 때 자신을 지나치게 비난하거나 나무라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다시 또 시도하고 일어서면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거리는 일,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그게 내 가능성의 전부가 아님을 믿고 실수와 부족함을 통해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일까? 그래서 역기능적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추상같은 사람이 진정 남을, 부족한 사람을, 남의 실수를, 해도해도 안되는 그 한계를  춘풍처럼 받아줄 수 있을까?    이때 남에게 춘풍이라는 말은 일의 성공여부, 능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한 사람의 부족한 인품, 이해할 수 없는 성품과 성격, 비뚤어진 마음... 그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말일 것이다.   그 부족함이 우리 속에도 있음을 알고 그것을 수용하는 훈련과 마음없이 타인을 비난하고 미워하지 않고  따듯할 수 있을까?  

 

Vincent Van Gogh
la promenade de soir a St Remy




나는 묻는다
미치지 않고서는
좀 더 타오를 수 없었을까.
미치지 않고서는
타오르는 해바라기 속의 소용돌이치는
심령을
결코 만날 수 없었던 것일까

살아있는 동안
나는 온몸으로
소용돌이치는 글씨를 써야 한다.
<나는 타오른다>고ㅡ

그리고 색채에 취하여
영원히 언덕과 보리밭을 달려가야만 한다.
클라이막스에 도달하기 위하여
영원히 영원히
찬란한 간질성의 질주로ㅡ


[김승희 "나는 타오른다" 중에서]

 

연두- 도종환 

 

초록은 연두가 얼마나 예쁠까?

모든 새끼들이 예쁜 크기와 보드라운 솜털과

동그란 머리와 반짝이는 눈

쉼 없이 재잘대는 부리를 지니고 있듯

갓 태어난 연두들도 그런 것을 지니고 있다

연두는 초록의 어린 새끼

어린 새끼들이 부리를 하늘로 향한 채

일제히 재잘거리는 소란스러움으로 출렁이는 숲을

초록은 눈 떼지 못하고 내려다본다 

처음처럼 - 신영복

 

처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오랑캐꽃 - 조운

 

넌지시 알은 채 하는

한 작은 꽃이 있다

 

길가 돌담불에

외로이 핀 오랑캐꽃

 

너 또한 나 보기를

너 보듯 했더냐.

사막  -  정호승 

 

들녘에 비가 내린다

빗물을 듬뿍 머금고

들녘엔 들꽃이 찬란하다

사막에 비가 내린다

빗물을 흠뻑 빨아들이고

사막은 여전히 사막으로 남아 있다

받아들일 줄은 알고

나눌 줄은 모르는 자가

언제나 더 메말라 있는

초여름

인간의 사막 

 

2004Kangsan-reprinted here for therapeutic and/or educational purposes only

(그림은 제가 너무너무나 좋아하는 강산님의 저작권이 있는 그림이며 이곳에 오직 치료적/교육적 목적으로만 게시되었습니다.)

www.jamsan.com

 

 

 

.....
가야 하나? 그럼 어디로 가나?

이때 뚜우 하고 정오 사이렌이 울었다. 사람들은 모두 네 활개를 펴고 닭처럼 푸드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떨고 하는 것 같은 찰나, 그야말로 현란을 극한 정오다.

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리 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날자.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이상- '날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