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BongheeLee @Sata Fe
 

 


 

하루 종일 지친 몸으로만 떠돌다가
땅에 떨어져 죽지 못한
햇빛들은 줄지어 어디로 가는 걸까
웅성웅성 가장 근심스런 색깔로 西行(서행)하며
이미 어둠이 깔리는 燒却場(소각장)으로 몰려들어
몇 점 폐휴지로 타들어가는 오후 6시의 참혹한 刑量(형량)
단 한번 후회도 용서하지 않는 무서운 시간
바람은 긴 채찍을 휘둘러
살아서 빛나는 온갖 상징을 몰아내고 있다.
도시는 곧 활자들이 일제히 빠져 달아나
속도 없이 페이지를 펄럭이는 텅 빈 한 권 책이 되리라.
승부를 알 수 없는 하루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패배했을까. 오늘도 물어보는 사소한 물음은
그러나 우리의 일생을 텅텅 흔드는 것.
오후 6시의 소각장 위로 말없이
검은 연기가 우산처럼 펼쳐지고
이젠 우리들의 차례였다.
두렵지 않은가.
밤이면 그림자를 빼앗겨 누구나 아득한 혼자였다.
문득 거리를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공포
보여다오.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가 살아있는 그대여
오후 6시
우리들 이마에도 아, 붉은 노을이 떴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로 가지?
아직도 펄펄 살아 있는 우리는 이제 각자 어디로 가지?
(기형도-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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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펄펄 살아있는 우리는 이제 어디로 가지?"

  무심히 아름답다고 감탄하면서 매일같이 바라보는 노을로부터 가슴에 알 수 없는 아픔이 전해올 때 그 의미를 몰랐습니다.  노을이 불타는 오후, 소각장의 폐휴지처럼 타들어가는 남은 햇살들을 보면서 못 다 태운 채 가슴에 남겨진 나의 열정들이 아파하는 것을 몰랐습니다. 아직도 죽지 못해서 펄펄 살아있는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하는지. 
  오늘 하루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성실히 살아내지 못한 밤이면 잠자리에 드는 것이 떳떳하지 못해서 졸면서도 일기장의 빈 종이를 들여다보곤 합니다. 그리고 내일은 폐휴지를 태우듯 부끄럽게 펄렁이는 하루를 마감하는 일이 없기를 기도해봅니다. 아니, 내 생의 늦은 시간, 이제 정해진 시간을 마감할 때, 땅에 떨어져 그 소임을 다하지 못한 채 남아 떠도는 젊은 시절의 열정이 줄지어, 줄지어 헤매는 일이 없도록, 아직도 펄펄 살아있을 때 나의 가야할 바르고 떳떳한 길을 가르쳐 달라고, 그곳으로 인도해 달라고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bhlee)

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대학원 문학치료학과는 학과의 발전을 위해 전미문학치료협회(NFBPT)와 재활복지대학원 문학치료학과와의 문학치료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상호 협조와 협력을 위한  조인 동의서 협약식이 있었다.  

협약식에 이어 [제 1회 국제문학치료 워크숍] 행사가 진행되었다. 


    □ 일시 :  2013. 6. 1(토). 오후 2시:00

    □ 장소 :  국제관 국제회의실

    □ 참석자: 임호찬 교무처장/부총장

                  Susan de Wardt(CAPF, CJF/ NFBPT전회장, 자격증위원회위원장)

                 이봉희 문학치료학과 교수(CAPF, CJF/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소장)

    □ 협조동의 내용 :

나사렛대학교는 전미문학치료협회의 문학치료사 교육 프로그램을  따라 그 기준과 규정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상호 협조할 것을 동의. 

        

협약식 이전 이봉희 문학치료학과 책임교수와 Susan de Wardt 자격증 위원장은  자격증 관련하여 심도있는 미팅을 갖고 향후 두 기관이 자격증 과정에 관한 더 구체적인 논의와 협의를 할 것에 동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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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journaltherapy.org/3732

 

 

 

42년 전 고2때 했던 연극, [ 작은 아씨들 ]....  한 동창이 여태 그 신문을 가지고 있었다.  신기하다.

한가운데가 나(마아치부인)이다. 내가 베스의 죽음을 슬퍼하는 연기에서 참관하신 어머니들이 우셨다고 선생님들이 전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연출하신 선생님께서 나보고 비련의 주인공 역할을 잘 할 거라고 했었는데... 기분이 묘했다.

 

문학과 글쓰기의 치유적 힘: 나의 목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

 


이 봉 희

미국공인문학치료전문가/공인저널치료전문가

나사렛대학교대학원 문학치료학과교수

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소장

 

 

 

내 안의 무엇 꽃이 되고파 온몸을 가득/ 이렇게 못질 해대는가..../불쑥 눈물이 솟는다. 나 아직 멀었다/

아직 멀었다. <김경미, “흉터”에서>


나는 창조한다, 울지 않기 위해서. <파울 클레>


왜냐하면 나도 목소리가 있으니까요. <영화, [킹즈 스피치] 중에서>


“왜 이렇게 갑자기 눈물이 나지요? 이상하네요. 왜 이러지?” 문학치료 모임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다. 조금 전까지도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앉아있던 분들이 함께 시를 읽고, 글을 쓰고, 그리고 그 글을 읽다가 갑자기 울컥하여 눈물을 흘리시곤 한다. 때로는 다른 분의 글/이야기를 듣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정말, 왜 이렇게 갑자기 눈물이 날까? 그것은 우리 내면 깊은 곳에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묻어둔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들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들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호소하는 아픔과 상처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인 머어윈(Mirwin)은 말한다. “이 연필 속에 말들이 웅크리고 있다. 한 번도/ 쓰인 적 없는/ 말해진 적 없는 말들이/ 숨어 있다//...어떤 이야기기에 그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인가?” 헤르만 헤세도 고백한다. “내 참 자아에서 솟아나오려고 하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그런가 하면 “마흔 살이 되자/나의 입은 문득 사라졌다/ 어쩌면 좋담”(천양희 “너무 많은 입” 중에서)이라고 한탄하는 시인도 있다.

문학치료는 우리 속에 억압되고 숨어있는 이런 모든 이야기들에게 목소리를 찾아줌으로써 아픔을 치료하기도 하고, 문제를 해결하게 도우며, 우리를 성장시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통의 감정과 함께 억압되었던 자발성과 창의력을 되찾아주고 자존감을 회복시켜준다. 자존감이란 있는 그대로의 내 감정과 모습이 나의 일부이며 나의 독특함임을 받아드리고 인정해주는데서 출발한다. 문학치료는 글쓰기를 통해 고통과 함께 억압되었던 참자아를 만나게 해주기도 한다. 우리의 참자아 속에는 내면의 지혜가 있다. 문학치료는 이미 우리 속에 있었으나 언어를 찾지 못해 잠들어 있었던 창의력과 자발성 그리고 나아가 우리 속에 내재된 치유의 힘인 탄성/회복력을 찾아주는 것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문학치료는 참여자와 치료사(촉진자)와의 사이의 치료적인 상호작용을 위해  문학과 글쓰기를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의도적이란 “치료와 성장 그리고 변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문학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문학작품 특히 시는 그것을 읽는 사람의 내면에서 연상작용을 일으키고 의식적 무의식적 기억과 생각을 떠올려 이끌어내는 강렬한 힘이 있다. 또한 글쓰기, 특히 저널(일기)쓰기 같은 감정표현 글쓰기의 정신적/육체적인 치료적 힘은 저널치료사들 뿐 아니라 페니베이커를 비롯한 많은 심리학자와 의학계에서도 수많은 연구를 통해 계속 과학적으로 입증되어오고 있다. 문학치료사는 그 그룹의 참여자들에게 맞는 신중하게 선택한 문학작품이나 시를 “매개”로 참여자와의 감정적 반응과 대화를 이끌어내고 억압된 스트레스와 감정에너지들을 안전하게 해방시킬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새로운 성찰을 얻고 참여자 스스로 길을 찾아가도록 가이드 해준다. 이때 문학은 교실에서처럼 예술적 가치나 의미가 중요하지 않고 참여자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촉매로서의 역할을 한다.  치료를 위한 문학은 나와 같은 아픔을 경험한 사람과 공감하고 위로받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로 우리를 이끌어줄 수 있어야 한다. 마치 시인 가이 존슨이 말한 것처럼 문학은 내가 어떤 외로운 거리에 서 있든 누군가가 이미 그곳을 지나갔고 그리고 “살아남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엘리 위젤은 신은 이야기를 사랑하셔서 인간을 창조하셨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가슴에는 이야기가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목소리를 가지고 표현되고 싶어 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접촉하려는 지독한 욕구가 있으며 그 절실한 필요를 알아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마음이 상처를 입어 갈라져 있으면 소리를 낼 수가 없다. “아, 다시 봄이라는데/ 갈라진 마음은 언청이라서/ 휘파람을 불 수 없다.”<황인숙, “사랑의 구개” 중에서>라고 말한 시구절처럼 말이다. 이제 갈라진 마음을 치유해주어야 한다.  이제는 당신도 아프다고 말해도 좋다.  내 마음 속 참자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아라.  그 이야기들에 목소리를 주어라.  

“깨어나십시오, 당신의 영혼을 저 광활한 들판으로 이끌어 숨을 쉬게 해주십시오.”(하피즈) 

 

(c)2013LeeBonghee(현대자동차매거진 원고)
      (
저작권이 있으므로 일부 혹은 전부를 정확한 출처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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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를 보내고 보니.... 차라리 그냥 무미건조하게 문학치료를 소개하는 글이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원고청탁의 의도를 내가 좀 벗어난 거 같다.  나의 문제는....늘 감성에 호소하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닐까?  내 글을 읽으면서 문학의 감동적인 힘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하고....(말로만 문학은 감동을 통해 치유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걸 체험하게 해주고 싶어하고) 그리고... 강의(문학강의)도 그렇게 하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   감동.... 그게 얼마나 가능할까?  사람들은 원하지도 않는 것 아닐까?  그냥 정보를 원하는 건 아닐까? 내가 잘못된 것일까? 그래서 학생들이 불편한가?  학생들은 내 강의가 어렵단다.  정보를 주면 외워서 시험보면 되는데 자꾸 지식을 느끼라고 하니까... 어제도 단편소설을  강의하는데 어려워 한다.  이제 주말까지 주어야 하는 또 하나의 원고는 어떻게 써야하나.  내일은 하루종일 워크숍인데.....

 

 

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 제 2회 국제문학치료워크숍     

Building Community, Finding Your Voice

 

Kathleen Adams를 초청하여 개최하였던 한국글쓰기문학치료 연구소의 국제 워크숍(저널치료)에 이어

나사렛대학교 대학원 문학치료학과와 함께 두번째 국제문학치료워크숍(시치료)을  개최합니다.

 

1부: Building Community

초청강사: Susan de Wardt, CAPF/CJF (전 전미시문학치료협회 회장,현 NFBPT 자격증관리위원장)      통역 및 진행:이봉희교수,CAPF/CJF(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소장,나사렛대학교 문학치료학과/대학원)

 

2부: What will your verse be?

특강: 이봉희교수["What will your verse be?"]

 

날자: 2013. 6.1-2 

장소: 나사렛대학교 국제회의실(6.1. 2:40-5:00)/  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6.2.)

문의: http://journaltherapy@hanmail.net,  010-4707-4620

 

6월 2일프로그램은 마감되었습니다.

 

 

 

 

here only for therapeutic purpose

 

[교육] 영남대 숲치유융복합발전연구회, ‘비전공유 심포지엄’ 개최

안민구기자 amg9@sphk.co.kr   입력시간 : 2013.02.20 09:00:41

 

 



영남대 숲치유융복합발전연구회는 지난 16일 ‘숲치유 융복합 발전을 위한 비전공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문학치료, 미술치료, 심리치료, 산림치유 등 다양한 분야가 공통점을 찾아가며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조강연에서는 고려대안암병원 통합의학센터장 이성재 교수팀이 유방암, 아토피피부염, 고혈압 등의 질환들에 대한 숲치유 가능성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산림자원학과 의학은 물론 다양한 전공분야가 손을 맞잡고 통합의학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며 “숲치유융복합연구는 이러한 관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프레임을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문학치료에 대해 발표한 나사렛대학 이봉희 교수는 국내 유일의 미국공인 문학치료전문가(CAPF)이자 공인저널치료전문가(CJF) 자격증 소지자로서 국내문학치료분야의 최고전문가다.


이 교수는 최근 저서 ‘내마음을 만지다’를 출판하는 등 문학치료의 저변화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문학치료와 숲치유와의 접목 가능성을 논의했다.


숲치유정책을 수행하는 정부기관과 지자체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산림청의 숲치유정책을 맡고 있는 산림휴양문화과 이광호 사무관이 산림청 숲치유정책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경북도청 산림산업과의 홍순봉 사무관은 경상북도의 숲치유사업추진 세부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패널토의 시간에는 숲치유융복합연구회 회원의 열띤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국어국문학과 김기호 교수, 노상래 교수, 심리학과 조현주 교수, 약학부 박필훈 교수, 미술치료학과 최선남 교수, 산림자원학과 이도형 교수, 이주형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와 함께 대구생명의 숲 이동욱 사무국장과 대구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숲치유ㆍ숲해설가들도 다수 참여해 건강, 복지, 숲치유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을 나타냈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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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뉴욕에서 오자마자 다시 4시간 넘게 걸리는 영남대 학회발표 (숲치유 융복합 심포지움) 에 다녀왔다.

모두 숲치유와 관련된 의대 교수님과 또 지방 행정부서의 장과 실무자들이 나와서 발표하셨고

융복합으로는 문학치료 하나만 초청되어 발표하였다.

모두 이공계통 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이었고 문학과는 거리가 먼 분들이었는데

걱정과 달리 너무나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셨고 몇 분은 울컥했다고 와서 인사를 해주셨다.

무엇보다 패널교수님들 4분 모두 정말 감동 받았다고 긍정적인 평을 해주셔서 피로를 다 잊었다.

앞으로 할 일이 점점 많아서 어깨가 무겁다.  그 자리에서 심리학과 교수님은 다음 학기 특강을 부탁하셨다.

 

정말 문학치료를 제대로 가르치고 전파하고 싶다.

그리고 정말 제대로 치료사 자격을 갖춘 분들을 배출하고 싶다. 

오늘도 몇분이 문학치료사(시치료사) 자격증에 대해서 문의를 해오셨다.

마음이 답답하다.

치료사가 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건만.....

 

대학원 문학치료학과에서 앞으로 할 일이 참 많아서 잠이 안온다.....

 

영남대 학회 참석 후 또 연이어 학교 교직원 수련회, 그리고 돌아오자 마자 오늘은 OT에 다녀왔다. 너무 피곤해서 인지 할일은 많은데 몸은 하나라서 인지 잠이 또 안온다.

개학은 10일밖에 안남았는데.......... 이번학기는 화요일이 가장 큰 고비다.  아침 8시까지 학교가서 10시에 수업이 끝난다.

힘내야지. 

분노치유- L. 카터, F. 미너스 저/ 이봉희 역(2013)  학지사

 

 

[역자서문]

분노는 무엇이며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분노를 느끼며 살아간다. 분노에 사로잡힐 때는 대부분 그것을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해소시키게 된다. 그런가하면 또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분노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가기도 한다. 역자는 문학치료 모임을 이끌면서 참여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린 시절의 상처로부터 현재의 삶에서 받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까지 다양한 분노의 감정을 글로 표출하는 것을 보아왔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정말 어떻게든 그 인간들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세상이 다 나를 비웃는 것처럼 여겨지고, 그래서 아무에게나 소리치고 모든 것을 다 부수어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내 마음이 분노와 원한이 가득 찰수록 몸도 마음도 황폐한 건물처럼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나 자신이 상처 입은 짐승처럼 너무나 위태하고 또 위험하게 느껴졌다. 내 안의 폭발할 것 같은 분노와 원한을 해결하고 싶다. 그런데 더 화가 나는 것은 그들에게 분노하면서도 그들의 인정을 받고 싶고, 그들의 모임에 끼고 싶어 하는 외로운 나 자신을 볼 때이다.”

 

사십대 어느 분의 글이다. 이분은 자신을 부당하게 따돌리는 직장 동료들 때문에 고통 받고 있었다. 카터 박사는 “분노란 무엇보다도 개인의 가치가 위협당할 때 그것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의 하나”라고 말한다. 즉 자신이 다른 사람에 의해 평가절하 되고, 가치 없는 존재라고 느낄 때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분노는 엄밀히 말해 과장된 것이다. 나를 가치 없는 존재라고 여기는 누군가의 태도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마치 누군가를 ‘신’의 역할을 하도록 허락하고는 그의 비난과 평가에 끊임없이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우리는 계속해서 상대를 설득하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그렇게 설득하는 자신에게 또 화가 나게 된다. 위에 예를 든 내담자의 말처럼 상대에게 분노하면서도 그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자기 자신에게 더 분노를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에게 나의 가치를 확인시키는 노력보다는 신 앞에서 또는 나 자신에게 나 자신의 가치를 확인시키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 즉, 신이 주신 나의 가치를 기억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더 옳다는 것이다. 누군가 나를 거부할 때, 그리고 내 가치를 평가 절하할 때 그의 판단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다짐시켜야 한다. 그러면 분노를 서서히 가라앉힐 수 있다. 나의 가치를 머리로만 아는 것은 부족하다.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가치를 받아들이기를 ‘의식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선택이 우리가 더 이상 분노를 느끼지 않도록 해준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훨씬 덜 영향을 받도록 해준다고 카터박사는 말한다.

분노는 수줍은 사람이나 외향적인 사람, 또는 완벽주의자나 느긋한 사람 그 누구든 다양한 방식으로 숨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생각하면 화가 나서 흥분한 모습, 문을 꽝 닫기, 소리 지르기, 위협적인 대화와 같은 이미지를 머리에 그린다. 하지만 분노는 그렇게 일차원적인 것이 아니다. 분노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분노는 심지어 다른 사람들이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느낄 수 있다. 분노는 좌절, 조급함, 불쾌감, 호전성, 울분, 초조함, 등과 같은 감정의 표출로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요구받으면 내면에서 지나치게 긴장하기도 한다. 나보다 덜 힘들게 사는 사람들 보면 좌절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분노했을 때 아주 냉정하게 입을 다물거나 그 자리를 피하고 대화를 거부한다. 어떤 사람은 자기연민으로 도망가거나 자기비판적인 생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렇게 분노를 내면화하면서 자신이 ’분노를 잘 통제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분노나 좌절, 등 감정들은 표현하지 않거나 억압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해소하지 못하고 억압한 감정 에너지는 마음속에 여러 다른 형태로 저장되게 된다. 그러다가 예기치 않은 순간에 뜻밖의 부정적인 형태로 나타나서 내 자신과 타인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누구나 분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분노는 건강하게 표현되고 올바르게 통제되어야 한다. 

분노에 대한 여러 책 중에서도 카터박사와 미너스 박사의 책을 발견한 것을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책은 여러 형태의 분노의 정체를 조목조목 그리고 아주 이해하기 쉽게 밝혀준다. 분노란 “개인의 가치, 본질적인 욕구, 그리고 기본적인 신념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의 하나”이다. 이 책은 어떻게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분노를 일으키는지, 어떻게 억제된 감정이 분노를 만들어내는지, 어떤 것들이 스스로 자초한 분노인지, 분노를 영속시키는 잘못된 “신화”들, 예를 들면 ‘아무도 나만이 겪는 문제를 이해 못할 거야,’ ‘내가 분노를 내려놓으면 그건 패배를 인정하는 거야,’ 또는 ‘나는 행복할 자격이 없어,’ 등과 같은 잘못된 신화들을 알아보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방법, 그리고 자부심, 두려움, 외로움, 열등감 같은 정서들이 어떻게 분노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알려준다. 이렇게 분노의 여러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서 어떻게 분노를 건강하게 표현하고 또한 다루어야 할지 13단계 프로그램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이 책은 자녀의 분노를 다루는 법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역자의 문학치유 에세이, 『내 마음을 만지다』에서 역자는 부모가 (대부분의 경우 고통을 억압하여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고통의 경험이나 상처를 치유 받지 못하여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면 본인들이 원치 않아도 그 상처를 대물림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분노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분노의 조절법은 어린 시절에 익혀 성장과 함께 인생의 각 단계에서 함께 발달되어가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이 어린 시절 분노를 조절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이 성장하였으며 자신의 바르지 못한 분노의 습관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게 된다. 이 책은 그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 부모가 먼저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녀들이 분노를 조절하도록 도우라고 말하고 있다. 즉, “아이가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어떻게 가르쳐야 내가 화가 나지 않고 침착해질 수 있을까?”라고 궁금해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내가 먼저 침착해져서 아이가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가르칠까?”라고 물으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 중 카터박사는 미국에서 유명한 크리스찬 카운슬러이며, 미너스박사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정신과 병원의 하나인 미너스-마이어 클리닉의 창시자로 시카고, 로스엔젤레스, 워싱턴, D.C., 등 8개의 도시에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신치료전문가이다. 이 책을 통해 분노의 정체를 파악하고, 이해하고, 분노를 바르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며, 바르게 대처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 누구도 분노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따라서 모든 분들이 이 책에 마음 깊은 곳에서 공감하리라고 확신한다. 이 책을 모든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copyright(c)2012Bonghee Lee  -출처없이 일부 혹은 전부를 사용할 수 없음.>

껌벅이다가 - 최정례

 

느닷없이 너 마주친다 해도
그게 무엇인지 알아채지 못할 것 같다
물건을 고르고
지갑 열고 계산을 치르고
잊은 게 없나 주머니 뒤적거리다
그곳을 떠나듯

가끔
손댈 수 없이
욱신거리면 진통제를 먹고
베개에 얼굴을 박고
잠들려고
잠들려고 그러다가

젖은 천장의 얼룩이 벽을 타고 번져와
무릎 삐걱거리고 기침 쿨럭이다가
왜 그럴까 왜 그럴까
도대체 왜 그래야 할까
헛손질만 하다가 말듯이

대접만한 모란이 소리 없이 피어나
순한 짐승의 눈처럼 꽃술 몇 번 껌벅이다가
떨어져 누운 날
언젠가도 꼭 이날 같았다는 생각
한다 해도
그게 언제인지 무엇인지 모르겠고

길모퉁이 무너지며 너
맞닥뜨린다 해도
쏟아뜨린 것 주워 담을 수 없어
도저히 돌이킬 수 없어
매일이 그렇듯이 그날도
껌벅거리다
주머니 뒤적거리다 그냥 자리를 떠났듯이

이봉희교수

<신지식> "풍부한 언어의 힘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주력"

 

연합뉴스 보도자료 | 입력 2013.01.1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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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코드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때에 예술 장르로만 분류되던 '문학'이 의료 영역으로 들어와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대학원 문학치료학과(영어학과 겸직)의 이봉희 교수가 있다. 문학 치료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자리매김한 이봉희 교수는 국내에서 유일한 미국공인문학치료사(CAPE) 및 공인저널치료사(CJF) 자격증 소지자다. 그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불안감과 우울증,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을 위해 한국글쓰기문학치료연구소(journaltherapy.org)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 교수는 내담자들의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내면의 갈등을 표출시키기 위해 시, 소설, 영화, 등 광범위한 문학텍스트를 매개로 저널쓰기(글쓰기)를 통한 치유의 길로 이끌어 간다.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한 그는 특히 내면의 의식·무의식적 기억을 환기시키는 강력한 힘을 지닌 '시'를 활용해 시적 은유가 갖는 풍부한 언어의 힘과 글쓰기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시키는 데 주력한다. 우수치료사례를 정리한 보고서로 전미문학치료학회(NAPT)로부터 Seeds of Joy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다양한 문학을 활용하여 마음의 건강회복법을 담고 있는 이 교수의 문학 치유 에세이『내 마음을 만지다』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12 우수 교양도서'로 선정되었다.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나사렛대 문학치료대학원 설립의 발판을 마련한 그는 문학치료의 본고장인 미국의 정통성을 이어가면서 문학치료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미문학치료학회 공식한국대표 역임, 한국독서치료학회 이사, 한국문학치료학회 이사, 미국 저널치료의 대가 K.애덤스의 저널치료센터 한국지소장 등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건강한 가정과 사회를 위해 부모와 교사, 어른들의 마음과 상처치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근에는 교사들이 학교 폭력 등 학생들과의 상담 및 소통을 위해 문학치료 기법을 배우려고 많이 찾아오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미국과 같은 공인된 문학치료사 자격증 과정을 확립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출처 : 스포츠서울라이프 보도자료

http://app.yonhapnews.co.kr/YNA/Basic/article/Press/YIBW_showPress.aspx?contents_id=RPR20130116008400353